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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자 위에 엎드린 동물-이라 말하기는 어려운 검은 형체-의 턱 밑을 손으로 쓰다듬으며 편지를 따라 읊었다. 상대가 원하는 행위가 자신에게 무슨 해를 끼쳐올지 상상은 하고 부추기는 것인가. 곱게 말려 한 편에 쌓여있는 종이들은 전부 상대로부터 비롯된 편지들이며, 구겨지다 못해 찢겨 너덜거리며 바닥에 던져진 종이들은 전부 자신으로 하여금 비롯되었다. 온전히 전할 수 있도록 목숨을 앗은 단어들은 미처 헤아릴 수 없고 선택한 것들 또한 썩 맘에 들지는 않았다. 누군가 모든 일의 시작이 무엇인가 묻는다면 우발적인 고의라 말할 수 있겠다. 개미 발소리보다 조용한 사용인들 사이로 고성은 이따금 시끄러운 날이 있었는데, 바로 그가 찾아오는 날이었다. 이제는 기다리지도 반기지도 않게 되었다만 그때엔 어찌나 보고있어도 보고팠던지. 그가 가져오는 바깥 이야기가 어찌나 재미있던지. 다만 어느 순간부터 이야기는 바깥세상이 아닌 인물에게 집중되어갔다.
산 밑 어느 집에는 저주라 부를 만큼 뛰어난 재주를 가진 이가 살고 있단다.
어린 인간들이 그에게 느끼는 감정은 두려움과 질투일 것이라는데 금 사과를 걸 수 있으며,
새로운 신을 모셨으니 모두가 똑같은 이단일진대 그중에서도 뛰어난 이를 배척하는 게 우습기 짝이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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